현대 중앙은행과 통화주의: 진화하는 유산

현대 중앙은행과 통화주의 진화하는 유산

2023년 여름, 한 젊은 직장인이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또 금리 인상이라고? 이러다 대출이자 감당 못해 집 팔아야 하는 거 아냐?”

그의 걱정은 현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런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 뒤에는 밀턴 프리드먼의 통화주의 이론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중앙은행들은 프리드먼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고 있을까?

먼저 인플레이션 타겟팅을 살펴보자.

이는 중앙은행이 특정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은 2% 수준의 물가 상승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프리드먼이 주장한 ‘통화량 증가율 목표제’의 현대적 변형이라고 할 수 있다.

프리드먼은 경제 성장률에 맞춰 일정한 비율로 통화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너무 경직된 방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래서 현대 중앙은행들은 통화량 대신 인플레이션율을 직접적인 목표로 삼는 것이다.

이를 실생활에 비유해보자.

당신이 다이어트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프리드먼의 방식은 매일 정확히 2000칼로리를 섭취하는 것과 같다.

반면 현대의 인플레이션 타겟팅은 체중계의 숫자를 보고 유동적으로 칼로리 섭취를 조절하는 것과 비슷하다.

결과적으로 두 방식 모두 체중 관리라는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지만, 후자가 좀 더 유연하고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통화량 모니터링을 살펴보자.

프리드먼은 통화량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현대 중앙은행들도 여전히 통화량을 주시하고 있지만, 그 방식이 조금 달라졌다.

과거에는 통화량 자체를 직접적으로 조절하려 했다면, 지금은 통화량을 경제 상황을 판단하는 여러 지표 중 하나로 활용한다.

마치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진단할 때 체온계만 보는것이 아니라 혈압, 맥박, 호흡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과 비슷하다.

예를 들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통화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보고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했다.

이는 프리드먼의 대공황 분석을 현대에 적용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프리드먼은 1930년대 대공황이 Fed가 통화량 축소를 방치했기 때문에 악화됐다고 주장했는데, 2008년의 Fed는 이 교훈을 되새겨 적극적으로 통화량 확대에 나섰던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일본 중앙은행의 정책을 들 수 있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장기 디플레이션에 시달렸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3년부터 ‘아베노믹스’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을 펼쳤다.

이는 프리드먼이 주장한 ‘헬리콥터 머니’ 개념을 현실에 적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프리드먼은 심각한 디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하늘에서 돈을 뿌리는 것처럼 과감하게 통화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는데, 일본은 이를 실제로 시도한 것이다.

한편, 프리드먼의 자연실업률 이론도 현대 중앙은행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연실업률 이론은 경제에는 일정 수준의 ‘자연스러운’ 실업이 존재하며, 이를 인위적으로 낮추려는 시도는 결국 인플레이션만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운동선수가 적정 체지방률을 유지해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체지방률을 지나치게 낮추려다 보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것처럼, 실업률을 무리하게 낮추려는 정책은 경제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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